2019년 6월, 어느 날부터 다온이가 화장실을 평소보다 자주 드나들기 시작했다. 고양이 둘과 살면서 화장실을 치울 때마다 소변과 대변 상태를 확인하는 일은 이미 일상이었지만, 그날은 다온이가 들어갔다 나오는 횟수가 평소와 달라 눈에 들어왔다. 처음에는 몇 번 더 가는 정도라 크게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런데 다음 날 아침에도 같은 모습이 이어졌다. 다온이는 계속 화장실을 들락거렸고, 그냥 지나가는 일이 아닌 것 같아 병원에 데려갔다.
“다온이가 화장실 좀 들락날락해서”
지금 돌아보면 이 짧은 한 줄이 다온이의 방광 문제를 본격적으로 따라가기 시작한 첫날이었다.

처음 겪는 소변 문제
병원에서는 혈액검사와 X-ray를 비롯해 여러 검사를 했고 수액도 맞았다. 당시에는 약간의 탈수 외에는 검사에서 크게 이상한 부분이 없다는 설명을 들었는데, 지금까지 더 또렷하게 남아 있는 건 검사 결과보다 병원에서 집으로 돌아오던 길이다.
우리는 고양이에게 수액을 줄 때는 시간을 두고 천천히 투여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그날은 생각했던 것보다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이 들어간다는 느낌을 받았다. 실제 처치가 의학적으로 적절했는지는 지금 우리가 판단할 수 없지만, 당시에는 그 일이 계속 마음에 걸렸다.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다온이가 유모차에 소변을 봤다. 같이 살기 시작한 뒤 처음 보는 소변 실수였고, 그때 다온이가 내던 울음도 평소와 전혀 달랐다. 지금도 기억에 남을 만큼 처음 듣는 괴로운 소리였다.
왜 그렇게 울었는지는 알 수 없다. 화장실에 가고 싶은데 가지 못해서였는지, 배뇨 자체가 불편했던 건지, 병원에서 긴 시간을 보내고 난 뒤의 다른 이유였는지도 확인할 방법이 없다. 다만 당시 우리에게는 수액을 맞은 일과 돌아오는 길의 소변 실수, 낯선 울음이 한꺼번에 겹쳐 보였고, 그 경험 이후에는 그 병원에 다시 가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다.

괜찮아진 것 같다가 다시
병원에 다녀온 뒤에는 며칠 동안 상태가 오락가락했다. 화장실을 여러 번 드나들다가 작은 소변을 보고, 어느 날은 대변을 본 뒤 그런 모습이 사라지기도 했다. 정상적인 크기의 소변이 나오면 조금 나아진 것처럼 보였지만, 며칠 지나지 않아 다시 작은 소변이 보였다.
그러다 보니 다온이가 화장실에 들어갈 때마다 자연스럽게 눈이 따라갔다. 쪼그리고 앉아 있으면 저게 소변을 보려는 자세인지 대변을 보려는 자세인지까지 신경 쓰게 됐고, 평소 같으면 화장실을 치우면서 몇 번 봤는지만 확인했을 일을 이제는 들어가는 횟수와 머무는 모습, 남겨진 소변의 크기까지 하나씩 보게 됐다.
왜 이런 증상이 생기는지는 알 수 없었다. 당시에도 환경 변화나 스트레스 같은 여러 가능성을 생각해봤지만 어느 하나를 원인이라고 정해놓지는 못했고, 다만 다온이가 평소와 다르다는 것만은 계속 눈에 들어왔다.
바닥과 현관, 침대에 소변을 보다
며칠 뒤에는 상황이 더 분명해졌다. 6월 22일 다온이는 화장실이 아닌 바닥과 현관 앞, 침대에도 소변을 봤고, 화장실에는 계속 들어가면서도 제대로 된 소변 대신 한 방울씩만 보는 모습이 있었다. 다음 날에는 주방 바닥에도 소변을 봤다.
평소 화장실을 잘 사용하던 다온이가 갑자기 집 안 여러 곳에 소변을 보기 시작하니 이제는 단순히 화장실을 조금 자주 가는 정도로 볼 수 없었다. 그렇다고 일부러 그런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소변을 발견하면 치우고, 다온이는 평소처럼 대하면서 괜찮다고 쓰다듬어주고 다시 병원을 알아봤다.
그때는 왜 이러는지 모르니 우리가 해줄 수 있는 것도 많지 않았다. 결국 처음 갔던 병원 대신 다른 병원을 찾아 다온이를 다시 확인해보기로 했다.
다른 병원에서 다시 확인하다
6월 24일 새로 간 병원에서는 X-ray와 복부 초음파까지 다시 확인했고, 그날부터 약을 먹이면서 로얄캐닌 유리너리 S/O와 힐스 c/d 같은 처방식도 함께 시작했다. 지금 남아 있는 병원 서류만으로 당시의 세부 진단명을 다시 확정할 수는 없지만, 그때 우리는 다온이의 문제를 방광염으로 이해하고 관리하기 시작했다.

처방식은 다온이만 따로 떼어놓고 먹이지 않았다. 라온이가 같이 먹어도 괜찮다고 들어 둘이 함께 먹을 수 있게 했고, 오히려 라온이가 유리너리 S/O를 꽤 좋아했다. 병원에서는 ‘처방식’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일이었지만, 집으로 돌아오면 다온이와 라온이의 밥그릇까지 포함해 새 생활에 맞춰가는 일이 됐다.
며칠 뒤 다시 병원에 갔을 때는 방광의 슬러지가 앞선 진료 때보다 많이 줄었고 아직 조금 남아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 당시 진료 중 들은 말을 받아 적어둔 내용이라 지금 남아 있는 초음파 영상을 다시 보고 그렇게 판단한 것은 아니다. 그때는 이런 설명 하나하나에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었고, 하나가 조금 나아지는 것 같으면 잘 먹는지, 다시 화장실을 자주 가지는 않는지 또 다른 부분을 살폈다.
방광 문제와 이사 준비가 겹치다
그 무렵 우리는 세종으로 집을 옮길 준비도 하고 있었다. 진료를 다니면서 동시에 이삿짐을 챙겨야 했고, 6월 말 마지막 진료를 받을 때에는 이미 이사를 앞두고 있었다.
세종으로 집을 옮길 때는 다온이와 라온이를 바로 새집으로 데려간 것은 아니고, 여집사 집을 이사하는 동안 둘은 잠시 남집사 집에서 지냈다. 이사 준비가 한창이던 시기라 평소처럼 매일 자세히 적어두지는 못했지만, 그 사이에도 다온이의 소변 크기가 작다는 것은 계속 눈에 들어왔다.
남집사 집으로 옮기기 전날까지는 상태가 괜찮아 보였는데, 옮긴 뒤 다시 화장실을 자주 가는 모습이 나타났다. 이동이 직접적인 원인이었다고 지금 말할 수는 없지만, 당시에는 환경이 바뀌는 시점과 빈뇨가 다시 나타나는 시점이 겹쳐 있었다.
그리고 7월 11일, 화장실을 확인하던 방식에도 변화가 생겼다.
“똥1, 감자2, 토마토2, 앵두7”
이전까지 소변 덩어리는 주로 ‘감자’라고 불렀다. 그런데 빈뇨가 반복되면서 감자라는 한 단어만으로는 상태를 적기가 어려워졌고, 소변 덩어리의 크기를 조금 더 나눠 보기 시작했다. 감자보다 작은 것은 토마토, 더 작은 것은 앵두라고 적었다.

처음에는 다온이가 화장실을 평소보다 자주 가는지가 문제였다. 한 달쯤 지나자 우리는 몇 번 갔는지만 세는 것으로는 부족해져, 화장실에 남은 소변 덩어리의 크기까지 나눠 보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방광염은 병원에 다녀오는 며칠짜리 일이 아니라, 집에서 매일 지켜보고 관리해야 하는 일이 됐다.
다음 이야기는 그렇게 소변의 크기를 나눠 세기 시작한 시간이다.
이 글은 저희 집 고양이의 실제 진료 기록과 육아 일기를 바탕으로 쓴 개인 경험담입니다. 수의학적 조언이 아니며, 아이의 증상이 걱정된다면 반드시 수의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