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식사료를 설명할 때 가장 자주 등장하는 말은 ‘수분이 많다’는 것이다.
그 다음에는 여러 주장이 따라온다. 물을 잘 안 마시는 고양이에게 좋다, 요로 건강에 좋다, 살이 덜 찐다, 신장에 좋다, 탄수화물이 적다. 반대로 캔은 열처리를 많이 해서 영양소가 파괴된다거나 카라기난 같은 첨가물이 문제라는 이야기도 있다.
이 가운데 일부는 연구로 비교적 분명하게 확인되는 부분이 있고, 일부는 한 가지 사실을 너무 넓게 일반화한 주장이다.
이 글에서는 습식이라는 ‘형태’ 자체가 실제로 무엇을 바꾸는지를 중심으로 살펴본다. 특정 질환이 있는 고양이의 처방식 선택은 일반 습식사료 선택과 다른 임상영양 문제다.
먼저 읽기: 고양이 습식사료 읽는 법 ① 주식·보조식, 수분·칼로리부터 보기
습식을 먹으면 정말 물을 더 많이 섭취할까
이 부분은 현재 근거가 비교적 일관적이다.
중요한 것은 물그릇에서 마시는 양인 자유 음수량과 음식 속 물까지 합친 총수분섭취량을 구분하는 것이다.
2026년 Journal of Animal Science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연구시설의 고양이 12마리와 일반 가정의 고양이 10마리에게 100% 건식, 건식·습식 50:50, 100% 습식 식이를 각각 2주씩 급여했다. 건식을 먹을 때 물그릇에서 직접 마시는 양은 가장 많았지만, 음식 속 수분까지 합친 총수분섭취량은 습식을 먹을 때 가장 많았다.[1]
즉 습식을 먹는 고양이가 물그릇에서 덜 마시는 모습을 보더라도 전체적으로 물을 덜 섭취한다고 볼 수는 없다.
같은 해 발표된 스코핑 리뷰는 1975년부터 2025년까지 고양이의 물 섭취와 수화 상태를 다룬 32편의 연구를 정리했다. 연구마다 물 섭취량의 개인차가 상당히 컸지만, 식이 형태와 수분 함량은 반복해서 총수분섭취량과 소변 농도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나타났다.[2]
다만 이 리뷰가 “모든 건강한 고양이는 하루에 반드시 몇 mL/kg을 먹어야 질병을 예방한다”는 하나의 기준을 확정한 것은 아니다. 고양이의 물 요구량은 체중, 먹이, 환경, 활동, 개체차 등에 따라 달라지고, 질병 예방을 위한 보편적인 최적 수분량은 아직 단순한 숫자로 정리하기 어렵다.
수분이 많으면 소변은 어떻게 달라질까
총수분섭취량이 늘어나면 소변의 양과 농도에도 변화가 생긴다.
2011년 Buckley 등의 연구에서는 건강한 고양이 6마리에게 같은 완전 건사료를 이용하되 수분 함량만 6.3%, 25.4%, 53.2%, 73.3%로 조절해 각각 3주 동안 급여했다. 수분 73.3% 식이를 먹은 고양이는 낮은 수분 식이를 먹었을 때보다 총수분섭취량과 소변량이 늘고 요비중이 낮아졌다. 칼슘옥살레이트 상대과포화도(RSS)도 감소했다. 다만 스트루바이트 RSS의 차이는 명확하지 않았다.[3]
2024년 연구에서도 비슷한 방향이 관찰됐다. 연구진은 전분과 단백질 비율 두 가지, 수분 5%와 80% 두 가지를 조합한 네 종류 식이를 만들고 각 식이를 고양이 9마리에게 평가했다. 습식 식이는 건식 식이보다 소변 밀도가 낮고 소변량이 많았으며, 칼슘옥살레이트 RSS가 낮았다. 스트루바이트 RSS도 두 습식 식이에서 낮게 나타났다.[4]
이 정도의 연구를 바탕으로 식이 수분을 높이면 소변을 희석하고 일부 요결석 관련 과포화 지표를 낮출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가능하다.
하지만 여기서 곧바로 “일반 습식사료를 먹이면 모든 하부요로질환을 예방하거나 치료한다”고 결론내리면 범위를 넘어간다.
요로질환은 ‘수분 하나’로 설명되지 않는다
특히 고양이 특발성 방광염(FIC)은 스트레스와 환경, 방광, 신경내분비계 등이 복합적으로 관련된 질환이다.
2025년 FIC 관리전략에 관한 체계적 문헌고찰은 22편의 연구를 검토했다. 식이 관련 연구에서는 치료용 urinary diet와 식이 수분 증가를 지지하는 근거가 상대적으로 강했지만, 저자들은 전체적으로 질 좋은 연구가 부족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환경 풍부화와 스트레스 감소 역시 중요한 관리 요소로 평가됐다.[5]
실제로 연구 결과도 ‘습식 여부’ 하나로 정리되지 않는다. 1999년 54마리의 FIC 고양이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같은 목적의 산성화 식이 중 캔 형태를 먹은 군에서 재발이 적었지만, 2020년 31마리의 FIC 고양이를 관찰한 코호트 연구에서는 치료용 urinary stress diet 자체는 재발과 관련됐으나 건식·습식·혼합이라는 식품 형태는 독립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6][7]
즉 수분은 중요한 변수지만 요로 건강은 수분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네랄 조성, 소변 pH, 전체 식이 설계, 스트레스와 환경, 이미 존재하는 질환까지 함께 봐야 한다.
습식사료는 체중관리에 더 유리할까
수분은 열량을 내지 않는다. 그래서 물이 많이 들어 있는 음식은 같은 무게의 음식에서 에너지 밀도를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
2011년 Wei 등의 교차시험에서는 동일한 건물 영양조성을 가진 캔 식이와 그 캔을 동결건조해 수분을 크게 낮춘 식이를 비교했다. 16마리의 수컷 고양이 가운데 10마리가 식이시험에 참여했고, 물이 많은 식이를 자유급여했을 때 에너지 섭취량이 더 낮았으며 체중도 감소했다.[8]
이 결과는 식품 속 물이 에너지 밀도와 자발적인 에너지 섭취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것도 ‘습식이면 살이 안 찐다’는 뜻은 아니다.
시판 습식사료의 kcal/100g은 제품에 따라 크게 다르고, 지방 함량과 레시피, 급여량도 다르다. 1편에서 살펴본 완전식 예시만 해도 약 106~133kcal/100g으로 차이가 있었다. 하루에 몇 캔을 먹는지, 간식과 다른 사료를 얼마나 함께 먹는지가 결국 총에너지 섭취량을 결정한다.
따라서 체중관리에 습식을 활용하려면 ‘습식’이라는 이름보다 kcal와 실제 급여량을 보는 편이 낫다.
습식이면 신장에 좋고 인도 낮을까
이 주장은 반드시 나눠서 봐야 한다.
수분이 많은 식사가 총수분섭취량을 늘린다는 사실과 그 사료가 신장질환에 적합한 영양조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같은 말이 아니다.
2020년 Summers 등은 건강한 고양이용으로 판매되는 비처방식 82종의 인·칼슘·마그네슘을 실제 분석했다. 건식, 캔, 생식 형태를 비교했을 때 인 함량과 칼슘:인 비율은 식품 형태에 따라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27개 제품은 3.6g P/1,000kcal 이상이었고 13개 제품은 Ca:P가 1.0 이하였으며, 라벨의 최소 인·칼슘 값은 실제 분석값보다 낮은 경우가 있었다.[9]
즉 습식 = 저인이라고 볼 수 없다.
고양이의 인과 신장 건강을 정리한 2024년 리뷰에서는 인이 필수영양소인 동시에, 건강한 성묘에서 지나치게 높은 인 섭취는 특히 흡수가 잘 되는 무기인 공급원이 많고 Ca:P 비율이 낮을 때 신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정리했다. 반대로 인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10]
여기서 중요한 것은 총 인의 양, 인의 공급원과 생체이용률, 칼슘과의 비율, 전체 식이다. 습식인지 건식인지는 이 정보를 대신해주지 않는다.
캔은 열처리하니 타우린이 부족해질까
상업용 캔과 파우치는 밀봉 후 충분한 열처리를 거친다. 이 과정이 식품을 안전하게 보존할 수 있게 하지만 영양소와 식품 구조에도 영향을 준다.
고양이 영양에서 특히 흥미로운 것이 타우린이다.
1990년대의 연구에서는 같은 식이를 열처리했을 때 냉동보존 형태보다 장내에서 타우린 손실과 미생물에 의한 분해가 커질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1992년 연구에서는 열처리한 상업식이를 먹은 고양이에서 장으로 빠져나가는 타우린 양과 음의 타우린 균형이 더 크게 나타났다.[11][12]
1994년 캔과 건식을 비교한 연구에서도 캔 식이에서 분변 담즙산 배설과 장내 미생물 활동의 차이가 관찰됐고, 같은 혈중 타우린 상태를 유지하려면 캔 식이에 더 많은 타우린이 필요할 수 있다는 설명이 제시됐다.[13]
이 연구들은 현재의 완전 습식사료가 타우린 부족이라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이런 지식이 영양기준에 반영되어 있다.
FEDIAF 2025 가이드라인을 보면 성묘용 complete food의 최소 권장 타우린 농도가 canned pet food에서 dry pet food보다 높게 설정돼 있다. 예를 들어 성묘의 한 에너지 요구 조건에서는 건물 100g당 건식 0.13g, 캔 0.27g으로 제시된다.[A]
파테·그레이비·젤리와 검류는 어떻게 봐야 할까
습식사료에는 guar gum, xanthan gum, locust bean gum, carrageenan 같은 하이드로콜로이드가 들어가는 경우가 있다. 이런 성분은 단순히 ‘영양을 채우는 원료’가 아니라 물을 잡아주고 점도와 질감, 젤 구조를 만드는 기술적 역할을 한다.
2021년 파테형 캔 사료 연구에서는 guar gum, kappa-carrageenan, locust bean gum, xanthan gum 등의 조합이 원료 혼합물의 점도, 열 침투, 완제품의 단단함과 수분 유지에 실제로 영향을 줬다.[14]
그래서 원재료표에 검류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불필요한 첨가물’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제조 과정에서 분명한 기능이 있다.
그렇다면 카라기난은 안전한가
이 부분은 인터넷에서 ‘독성’과 ‘완전히 안전’이라는 주장이 모두 강하게 나오는 영역인데, 현재 자료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EFSA의 2022년 평가에서는 당시 제출된 정보가 부족해 반려동물용 carrageenan 첨가물의 안전성에 대한 결론을 내릴 수 없다고 했다. 이후 2023년 별도의 semi-refined carrageenan 평가에서는 특정 제품과 사용조건을 대상으로, 고양이에 대한 직접 자료가 부족한 상황에서 최종 습식사료 1kg당 750mg 수준을 고양이에서 안전하다고 간주했다.[15][16]
이것을 “카라기난은 위험하다고 입증됐다”고 읽는 것도, “어떤 양과 형태로 들어가든 완전히 안전하다”고 읽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
첨가물의 안전성은 이름 하나보다 사용 형태와 농도, 실제 노출량, 평가된 자료를 함께 봐야 한다. 고양이를 대상으로 한 장기 자료가 충분하지 않은 부분은 그대로 불확실성으로 남겨두는 편이 낫다.
파테가 그레이비보다 좋고, 고기 덩어리가 보이면 더 좋을까
형태 역시 품질등급으로 사용하기 어렵다.
2017년 연구에서는 같은 로프형 캔 사료를 서로 다른 온도·시간 조건으로 열처리했을 때 점도, 단단함, 입자 크기 같은 물성이 달라졌고 기호성에도 차이가 나타나는 경향이 있었다.[17]
즉 고기 덩어리가 보이는지, 파테가 매끈한지, 그레이비가 많은지는 제조 방식과 질감에 관한 정보일 수는 있어도 완전한 영양균형과 품질을 대신하는 지표는 아니다.
마찬가지로 습식이라고 자동으로 저탄수라고 볼 수도 없다. 그레이비와 젤리에는 레시피에 따라 전분이나 증점제가 들어갈 수 있고, 파테에도 탄수화물원이 사용될 수 있다. 탄수화물을 알고 싶다면 형태가 아니라 실제 분석값을 봐야 한다.
습식사료에 관한 흔한 말을 다시 보면
| 흔한 주장 | 근거가 있는 부분 | 과하게 단순화되는 부분 |
|---|---|---|
| 습식은 수분 섭취에 좋다 | 음식 속 물까지 합친 총수분섭취량을 높이는 연구가 일관되게 있다. | 모든 고양이에게 필요한 ‘최적 물 섭취량’이 하나의 숫자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 |
| 습식은 요로질환을 예방한다 | 높은 식이 수분은 소변량을 늘리고 요비중과 일부 RSS를 낮출 수 있다. | 모든 FLUTD·FIC를 일반 습식 하나로 예방·치료한다고 볼 수 없다. |
| 습식은 살이 덜 찐다 | 수분이 에너지 밀도를 낮추고 일부 실험에서 자발적 에너지 섭취가 감소했다. | 제품마다 kcal가 다르므로 총급여열량이 많으면 체중은 늘 수 있다. |
| 습식은 신장에 좋고 인이 낮다 | 높은 수분 섭취는 수화 상태와 소변 희석에 영향을 준다. | 시판 제품 연구에서 인은 식품 형태만으로 낮다고 볼 수 없었다. CKD 치료식은 별도 문제다. |
| 캔은 열처리 때문에 타우린이 부족하다 | 가공은 타우린의 장내 손실·이용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 현대 complete wet food 기준은 이런 차이를 고려해 더 높은 타우린 수준을 요구한다. |
| 카라기난·검류가 있으면 나쁘다 | 일부 첨가물은 고양이 장기 안전성 자료가 충분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 | 원재료 이름 하나만으로 모든 사용량과 제형을 독성으로 판단할 수는 없다. |
| 파테가 그레이비보다 좋다 | 형태에 따라 질감과 사용 원료, 기호성이 달라질 수 있다. | 형태 자체가 영양적으로 우월하다는 기준은 아니다. |
결국 ‘습식’은 품질등급이 아니라 식품 형태다
습식사료의 가장 분명한 특징은 높은 수분이다. 이 수분은 실제로 총수분섭취량을 늘리고 소변을 희석하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에너지 밀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서 습식이라는 한 단어를 저탄수, 저인, 신장식, 요로치료식, 다이어트식, 고품질식으로 한꺼번에 바꾸면 문제가 생긴다.
습식사료 안에서도 주식과 보조식이 있고, 100g당 칼로리가 다르며, 단백질과 지방, 인, 탄수화물, 타우린, 첨가물과 제조방식도 모두 다르다.
그래서 습식사료를 볼 때 가장 유용한 질문은 “습식이 좋은가?”보다 조금 더 구체적이다.
이 제품은 완전한 주식인가?
수분과 칼로리는 얼마인가?
내가 기대하는 효과와 실제 영양조성이 맞는가?
그 효과는 습식이라는 형태 때문인가, 특정한 레시피와 치료식 설계 때문인가?
습식의 장점을 제대로 이용하려면, 습식이라는 이름 하나보다 그 안에 들어 있는 실제 식사를 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
참고한 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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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osmal PAL, Shoveller AK, Gillies G, Armstrong LE. Diet format, protein, amino acids, salt, and osmolytes, as well as water viscosity, affect water consumption in domestic cats: a scoping review of 32 publications (published from 1975 to 2025) on water intake, hydration status, and related health outcomes. Journal of Animal Science. 2026;104:skaf434. DOI: 10.1093/jas/skaf434. PubM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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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공식자료
이 글은 저희 집 고양이의 실제 진료 기록과 육아 일기를 바탕으로 쓴 개인 경험담입니다. 수의학적 조언이 아니며, 아이의 증상이 걱정된다면 반드시 수의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