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건사료 읽는 법 ① 성분표·DM·칼로리, 무엇부터 봐야 할까

고양이 건사료를 고르려고 봉투를 들여다보면 숫자가 많다. 조단백질, 조지방, 조섬유, 조회분, 수분이 있고, 어떤 제품은 칼로리나 탄수화물 비율까지 공개한다. 숫자를 비교하기 시작하면 단백질 40%가 37%보다 좋은지, 수분이 다른 제품은 그대로 비교해도 되는지, Dry Matter라는 계산은 꼭 해야 하는지 궁금해진다.

그런데 사료 봉투의 숫자는 모두 같은 종류의 정보가 아니다. 어떤 숫자는 최소값이고 어떤 숫자는 최대값이며, 물을 포함한 상태의 퍼센트와 열량을 기준으로 본 영양소 양도 서로 다른 질문에 답한다.

이 글에서는 건사료 한 봉지를 실제로 어떻게 읽을지에 집중한다. 고단백, 그레인프리, 첫 번째 원재료 같은 기준이 정말 좋은 사료를 뜻하는지는 2편에서 별도로 다룬다.

성분표보다 먼저, 이 사료가 어떤 식사인지 본다

매일 주식으로 먹일 건사료라면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조단백질 숫자가 아니다. 고양이용인지, 어떤 생애단계를 위한 제품인지, 그리고 매일 먹는 식사로 필요한 영양을 공급하도록 설계됐는지를 먼저 본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펫푸드에는 nutritional adequacy statement가 사용된다. AAFCO는 이 문구를 라벨에서 가장 중요한 정보 가운데 하나로 설명한다. 제품이 성장기, 성묘 유지기, 전연령 등 어떤 생애단계를 대상으로 하는지와 영양적 완전성을 어떤 기준으로 뒷받침하는지 확인할 수 있다.[A]

유럽에서는 FEDIAF가 건강한 개와 고양이를 위한 complete pet food의 영양 가이드라인을 제공한다. 2025년판은 생애단계별 단백질과 필수아미노산, 지방산, 비타민, 무기질 등의 권장 수준을 정리하고 있으며, 영양소를 건물 기준뿐 아니라 에너지 기준으로도 제시한다.[C]

한국은 2028년부터 표시 체계가 달라진다

한국에서도 반려동물 사료를 별도로 다루는 표시 체계가 만들어지고 있다. 2025년 「사료 등의 기준 및 규격」이 개정되면서, 별도의 영양공급 없이 성장단계별 영양소 요구량을 충족하도록 구성된 제품을 ‘반려동물완전사료’로 구분하는 체계가 마련됐다. 다만 이 제도는 유예기간을 거쳐 2028년 9월부터 표시제도와 연계해 적용될 예정이다.[D]

따라서 2026년 현재 국내 포장지의 등록성분과 미국 제품의 AAFCO nutritional adequacy statement를 같은 제도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수입 제품은 국가와 유통시장에 따라 레시피나 표시가 달라질 수도 있으므로, 실제로 구입한 제품의 한글 표시사항과 제조사 공식 정보를 함께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보증성분표의 40%는 ‘정확히 40%’라는 뜻이 아니다

미국식 Guaranteed Analysis를 예로 들면 기본적인 네 항목은 다음처럼 표시된다.

미국식 Guaranteed Analysis의 기본적인 읽는 법
항목 표시의 의미
조단백질최소값
조지방최소값
조섬유최대값
수분최대값

Crude Protein 40% Min이라고 적혀 있다면 제품에 단백질이 정확히 40% 있다는 뜻이 아니라 최소 40%를 보증한다는 뜻이다. 수분 10% Max도 실제 수분이 항상 10%라는 뜻은 아니다. AAFCO와 Merck Veterinary Manual 모두 보증성분표가 실제 평균 조성 자체를 보여주는 표가 아니라는 점을 설명한다.[A][E]

crude라는 단어도 ‘질이 낮다’는 의미가 아니다. 조단백질은 질소를 측정해 단백질을 추정하는 등 정해진 분석법으로 얻은 값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보증성분이 똑같은 두 사료도 실제 평균 분석값은 다를 수 있다. 제품을 더 자세히 비교해야 한다면 제조사가 제공하는 average 또는 typical nutrient analysis가 있는지 찾아보는 편이 낫다. WSAVA의 사료 선택 도구 역시 제조사가 완제품 분석과 평균 영양자료를 제공할 수 있는지를 확인할 질문으로 제시한다.[F]

as-fed, Dry Matter, 칼로리 기준은 서로 다른 질문이다

사료 봉투에 적힌 퍼센트는 기본적으로 제품에 들어 있는 수분까지 포함한 상태, 즉 as-fed 기준이다.

수분이 다른 사료의 영양성분을 비교할 때 물을 제외하고 보는 방법이 Dry Matter(DM), 건물 기준이다.

예를 들어 조단백질 36%, 수분 10%라고 표시된 사료라면 단순 계산은 다음과 같다.

36 ÷ 90 × 100 = 40%

표시값을 이용하면 조단백질을 약 40% DM으로 환산할 수 있다. 다만 조단백질은 최소값이고 수분은 최대값일 수 있으므로, 보증성분표로 계산한 DM은 실험실에서 측정한 실제 평균값이 아니라 표시값을 환산한 참고치다.

그리고 DM으로 바꿨다고 비교가 끝나는 것도 아니다.

같은 DM 단백질 40%인 두 사료라도 한쪽의 열량이 훨씬 높다면, 고양이가 같은 칼로리를 먹었을 때 섭취하는 사료의 양과 단백질의 양은 달라진다. 그래서 영양소를 자세히 비교할 때는 1,000kcal당 얼마나 들어 있는가를 함께 보는 방법이 사용된다. FEDIAF의 2025 고양이 영양 가이드라인도 영양소 권장량을 100g DM과 1,000kcal ME 기준으로 함께 제시한다.[C]

사료 숫자를 비교할 때 생각할 순서
  1. as-fed — 봉투에 적힌 상태 그대로의 값
  2. Dry Matter — 수분 차이를 제거해 본 값
  3. kcal 기준 — 같은 에너지를 섭취했을 때 영양소가 얼마나 따라오는지 보는 값

건사료끼리는 수분 차이가 대체로 크지 않아 간단한 비교라면 as-fed 값만으로도 대략적인 차이를 볼 수 있다. 하지만 몇 퍼센트 차이를 근거로 제품의 우열까지 판단하려면 DM과 에너지 밀도를 함께 생각해야 한다.

단백질·지방·탄수화물 숫자는 어떻게 볼까

단백질

조단백질은 가장 눈에 잘 띄는 숫자지만 이것만으로 단백질의 질을 알 수는 없다. 아미노산 구성, 소화율, 생체이용률은 별개의 정보다. 1편에서는 우선 조단백질 %는 양에 관한 제한적인 정보라는 점까지만 기억하면 충분하다. 고양이에게 단백질이 왜 중요한지와 ‘고단백일수록 좋은가’는 2편에서 논문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지방

지방은 필수지방산 공급원이면서 에너지 밀도에 큰 영향을 준다. 따라서 조지방 20%와 14%라는 숫자를 볼 때는 제품의 kcal/kg도 함께 확인하는 편이 낫다.

탄수화물

탄수화물은 포장지에 따로 적혀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때 흔히 사용하는 것이 NFE(Nitrogen-Free Extract)라는 차감 계산이다.

중요한 점은 NFE가 탄수화물을 직접 측정한 값이 아니라는 것이다. 게다가 보증성분의 최소·최대값을 넣어 계산하면 오차가 더 커질 수 있다.

시판 고양이 건사료 77종을 조사한 연구에서는 제조사가 보고한 탄수화물 값과 실제 분석자료를 이용해 계산한 NFE 사이에 차이가 관찰됐다. 연구진은 제품별 탄수화물 함량 자체도 넓게 분포한다고 보고했다.[1] 따라서 온라인에서 계산된 탄수화물 23.7% 같은 숫자를 소수점까지 정확한 실측값처럼 받아들이지는 않는 편이 좋다.

실제 건사료 8종을 같은 방식으로 놓아보면

숫자가 어떻게 달라 보이는지 확인하기 위해 2026년 9월 6일 현재 제조사 공식 페이지에서 영양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일반 건사료 8종을 같은 방식으로 계산했다. 추천 순위나 품질 평가를 위한 표가 아니라 라벨 읽기 연습용 표다.

제품은 서로 다른 국가용 공식 페이지가 포함되어 있다. 같은 브랜드라도 국가별 레시피가 다를 수 있으므로 실제 구매 제품의 포장 표시가 우선한다. DM 단백질과 1,000kcal당 단백질은 보증 조단백질과 표시 수분·열량을 이용한 단순 환산값이며 실제 평균 분석값이 아니다.

시판 건사료의 표시 조단백질과 단순 환산 비교 — 2026-09-06 확인
제품 영양적합성 표시 조단백질 수분 kcal/kg 단백질 DM* 단백질 g/1,000kcal*
ORIJEN Original Cat FEDIAF / 전연령 40%10%4,16044.4%96.2g
ACANA Indoor Entrée FEDIAF / 성묘 유지 37%10%3,63041.1%101.9g
Farmina N&D Prime Boar & Apple Adult AAFCO 기준 충족 / 성묘용 44%8%4,19747.8%104.8g
Natural Balance Ultra Protein Real Salmon & Chicken Meal AAFCO / 전연령 40%10%3,59844.4%111.2g
Purina Pro Plan Adult Complete Essentials Chicken & Rice AAFCO 급여시험 / 성묘 유지 36%12%4,35840.9%82.6g
Nulo FreeStyle Turkey & Duck AAFCO / 전연령 40%10%3,57744.4%111.8g
Open Farm RawMix Open Prairie AAFCO / 전연령 38%10%3,70042.2%102.7g
Instinct Raw Boost Real Chicken AAFCO / 전연령 41%9%4,32745.1%94.8g

* 단백질 DM과 g/1,000kcal는 보증 조단백질과 표시된 최대 수분·열량을 이용해 계산한 교육용 참고값이다. 실제 평균 영양성분이나 단백질 품질을 뜻하지 않는다.

표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포장지의 조단백질 순위와 1,000kcal당 계산값의 순위가 같지 않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조단백질이 40%로 같은 제품들도 에너지 밀도가 달라 1,000kcal당 단순 계산값은 차이가 난다. 반대로 표시 단백질이 조금 낮은 제품이 같은 칼로리 기준에서는 차이가 줄거나 순서가 바뀌기도 한다.

이 표로 어느 제품이 더 좋다고 말할 수는 없다. 오히려 이 표가 보여주는 것은 ‘단백질 40%가 37%보다 좋은가?’라는 질문만으로는 정보가 부족하다는 사실이다. 단백질의 아미노산 구성과 소화율, 실제 평균 함량, 전체 영양균형까지 이 표에는 들어 있지 않다.

건사료 봉투를 볼 때의 순서

  1. 고양이용인지, 생애단계가 맞는지 확인한다.
  2. 매일 먹는 주식으로 영양적 완전성을 갖추도록 설계됐는지 확인한다.
  3. kcal/kg와 급여단위당 칼로리를 확인한다.
  4. 보증성분표의 최소값·최대값을 구분한다.
  5. 제품을 자세히 비교할 이유가 있다면 DM으로 환산한다.
  6. 같은 에너지 섭취량에서 비교하려면 kcal 기준도 함께 본다.
  7. 가능하면 제조사의 typical/average nutrient analysis를 찾아본다.

사료를 살 때마다 계산기를 꺼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대략적인 차이를 볼 때는 포장지의 정보만으로도 충분한 경우가 많다.

다만 숫자 몇 퍼센트 차이를 근거로 ‘더 좋은 사료’를 고르려는 순간에는 그 숫자가 어떤 기준으로 만들어진 것인지 한 번 더 확인할 필요가 있다.

그 다음 질문이 남는다. 고양이는 육식동물이니 단백질은 높을수록 좋은가, 그레인프리가 더 나은가, 첫 번째 원재료가 생고기여야 하는가. 이런 기준은 숫자를 읽는 것과는 다른 문제다.

다음 글: 고양이 건사료 읽는 법 ② 고단백·그레인프리·원재료, 좋은 사료의 기준일까

함께 읽기: 「다온이와 라온이에게 맞는 사료를 찾기까지」


참고한 논문

  1. Prantil LR, Heinze CR, Freeman LM. Comparison of carbohydrate content between grain-containing and grain-free dry cat diets and between reported and calculated carbohydrate values. Journal of Feline Medicine and Surgery. 2018;20(4):349-355. DOI: 10.1177/1098612X17710842. PubMed

기준·가이드라인 및 공식자료

  • [A] AAFCO. Reading Labels. 원문
  • [B] AAFCO. Frequently Asked Questions. 원문
  • [C] FEDIAF. Nutritional Guidelines for Complete and Complementary Pet Food for Cats and Dogs. 2025. 원문
  • [D]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반려동물 사료 영양표준 위원회 출범 및 2028년 표시제도 연계 안내. 2026. 원문
  • [E] Sanderson SL. Dog and Cat Foods. Merck Veterinary Manual. Updated 2025. 원문
  • [F] WSAVA Global Nutrition Committee. Selecting a Pet Food / Global Nutrition Toolkit. 원문

이 글은 저희 집 고양이의 실제 진료 기록과 육아 일기를 바탕으로 쓴 개인 경험담입니다. 수의학적 조언이 아니며, 아이의 증상이 걱정된다면 반드시 수의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